[펌] 최진석의 “나는 5.18을 왜곡한다” (feat. 진중권)

전 서강대 철학과 교수인 최진석 님은 1959년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서 태어났습니다. 다음은 최진석 교수의 페이스북 글입니다.

 

나는 5.18을 왜곡한다.

– 2020년 12월 11일

지금
나는
5.18을 저주하고,
5.18을 모욕한다.
1980년 5월 18일에 다시 태어난 적 있는 나는
지금 5.18을 그때 5.18의 슬픈 눈으로
왜곡하고 폄훼한다.
무릎 꿇고 살기보다
서서죽기를 원하면서
그들에게 포획된 5.18을 나는 저주한다.
그 잘난 5.18들은 5.18이 아니었다.
나는 속았다.
금남로, 전일빌딩, 전남도청, 카톨릭쎈타,
너릿재의 5.18은 죽었다.
자유의 5.18은 끝났다.
민주의 5.18은 길을 잃었다.
5.18이 전두환을 닮아갈 줄
꿈에도 몰랐다.
나는 속았다.
3.1, 4.19. 6.10,
부마항쟁의 자유로운 님들께
동학교도들의 겸손한 님들께
천안함 형제들의 원한에
미안하다.
자유를 위해 싸우다
자유를 가둔
5.18을 저주한다.
그들만의 5.18을 폄훼한다.
갇힌 5.18을 왜곡한다.
5.18이 법에 갇히다니.
자유의 5.18이
민주의 5.18이
감옥에 갇히다니
그들만의 5.18을 저주한다.
이제 나는 5.18을 떠난다.
5.18이 내게 말한 적이 있다.
죽어라, 그러면 산다.
나는 5.18을 지키러 5.18을 폄훼한다.
그날처럼 피울음 삼키며
나는 죽는다.
5.18아 배불리 먹고
최소 20년은 권세를 누리거라
부귀영화에 빠지거라
기념탑도 세계 최고 높이로 더 크게 세우고
유공자도 더 많이 만들어라
민주고 자유고 다 헛소리가 되었다.
5.18 너만 홀로 더욱 빛나거라.
나는 떠난다.
내 5.18 속에서 나 혼자 살련다.
나는 운다.
5.18역사왜곡처벌법에
21살의 내 5.18은 뺏기기 싫어.

https://www.facebook.com/ProfChoiJS/posts/1728408684001892

 

다음은 위의 글에 대한 진중권 교수가 간단한 소감입니다. 역시 페이스북 글입니다.

5.18 왜곡처벌법은 5.18정신의 부정입니다.
정신은 사라지고 이권과 권력만 남았습니다.
5.18 역사왜곡에 반대합니다.
하지만 그 반대를 ‘법’으로 하는 데에는 더욱더 반대합니다.
5.18은 자유와 관용을 위한 운동이었지
독선과 강제를 위한 운동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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